지역밀착형 다문화모임과 혼입여성의 한국사회 적응 = 경북 김천시 ‘나눔공부방’에 대한 민속지적 연구
1. 링크: https://lrl.kr/ejE3K
2. 초록
다문화가족 혼입여성에게 부과되는 사회 · 문화적 압력은 가족과 같은 미시적 수준에서부터 한국사회 전체를 관통하는 부분까지 중층적으로 얽혀 있는 문제임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그녀들의 한국사회 적응은 특정한 사안이나 국면의 문제가 아닌, 사실상 삶의 전 영역과 관계된 것이다. 이 글에서는 이러한 점에 착안해 다문화센터와 같은 공적 교육체계의 보완모델로서, 지역밀착형 다문화모임 나눔공부방에 주목했다. 한국사회에서 혼입여성들은 사회적 약자이자 소수자의 위치에 머물러 있으며, 정치 · 경제 · 문화적으로도 취약한 상태에 놓여있다. 그녀들은 심리적으로 위축되어 있으며, 자신들에 대한 부정적 정체성을 스스로가 형성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처하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친정’ 또는 ‘제 2의 친정’으로 일컬어 질 정도로 끈끈한 인간관계와 신뢰감에 기반하며, 혼입여성들에 대한 정서적 지지를 한결같이 보여주고 있는 나눔공부방의 역할과 의미는 문화적으로 매우 주목할 만한 대상이라고 생각한다.
나눔공부방은 농촌에 위치한 한 가정집을 기반으로 설립 · 운영되어왔다. 이러한 입지적 조건은 이 모임 고유의 운영방식과 프로그램 구성 등의 측면에서 여러 가지 장점으로 작용했던 것으로 보인다. 일상에서 혼입여성들이 다양한 문제에 직면하게 되었을 때, 이곳은 언제라도 쉽게 찾아올 수 있는 시공간으로 존재해 왔다. 또한 ‘가정집’, ‘농촌’이라는 교육 환경은 그 자체로 매우 구체적이며 실용적인 교재였다. 이러한 환경 속에서 혼입여성들은 한국사회 적응에 필요한 경험지식이나 지역지식을 자연스럽게 전수받는 것이 가능했다. 일반 가정집에서의 생활방식이 그대로 연장된 형태로 운영되는 나눔공부방의 프로그램과 수업은, 결과적으로 혼입여성들의 한국문화 이해와 적응에 적지 않게 기여해 왔던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도 이 모임의 혼입여성들은 수동적 입장의 학생이나 단순한 참가자로의 지위에 머무르지 않았으며, 나눔공부방의 운영 · 존속 · 유지에 주체적으로 관여해 왔다. 결과적으로 혼입여성들의 입장과 필요에 적절하게 대응하며 발전해 온 나눔공부방은, 그녀들 삶의 전 영역에서 유의미한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사회적 공신력을 지닌 사회복지관의 행 · 재정적 지원, 선생 역할을 담당했던 한국인 참여자의 헌신과 노력 그리고 혼입여성들의 주체적인 참여가 적절하게 결합된 형태로 발달해 온 나눔공부방은, 농촌을 배경으로 한 지역밀착형 다문화모임의 한 모델로서 제시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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